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작성합니다.
최근 취업을 하게 되어 스타트업에서 신입 클라우드 SA 포지션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SA는 전반적으로 제너럴한 역량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보니, 신입을 많이 뽑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험이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들어간 회사는 MSP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그에 따라 SA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타이밍이 잘 맞아서 채용이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하면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커리어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을지, 회사 분위기가 저와 맞지 않으면 어떡할지,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어떡할지 같은 고민들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은 취업과는 별개로 들더라고요. 요즘 취업 시장이 좋지 않은 만큼 어렵게 구한 자리라도, 이런 문제들이 있으면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분위기도 좋고, 사수분들과 선임분들이 업무를 잘 알려주셔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맡게 되는 업무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정리하고 그때그때 든 생각을 기록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막상 첫 단추를 꿰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현재 저는 FDE/SA 포지션으로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AWS를 직접 다루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나누고, 그 안에서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아가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포지션은 팔란티어에서 시작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팔란티어 FDE분들이 발표한 영상을 보니, 문제를 받으면 가장 먼저 이 문제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묻는다고 하더라고요. 해결하려는 사람의 이름을 알아야 하고,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까지 알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인상 깊었던 비유도 있었는데, 집을 아무리 완벽하게 빨간색으로 칠해도 집주인이 빨간색을 원하지 않았다면 결국 화를 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잘 만드는 것보다 고객이 기대한 결과를 먼저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FDE도 이와 비슷합니다. AI가 점점 발전하면서, 작게 나뉜 일들은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영상에서도 팔란티어 FDE들이 AI 도구를 활용해서 더 빠르게 만들고, 문제를 더 깊게 파악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고객의 큰 요구사항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연결해서 실제 결과로 만들어 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부분도 AI가 발전하면 해결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적지 않았습니다. 근데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AI는 정리된 요구사항을 나누는 건 잘하겠지만, 고객이 말하지 않은 요구사항이나 그 조직의 사람과 상황 같은 맥락을 현장에서 파악하는 건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AI 덕분에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의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고 생각합니다.
SA와 FDE 업무를 같이 하면서 느끼는 부분도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배우고 잘 활용하는 건 경력이 쌓이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FDE가 하는 일은 한 가지 기술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요구하는 형태의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FDE를 하나의 직무라기보다는, 앞으로 모든 직업이 갖춰야 하는 자세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먼저 묻고, 원하는 결과를 정의하고, 그걸 위해 필요한 것들을 나누고 연결하는 것. 이런 일을 하려면 결국 제너럴한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MSP 사업, 인프라 구축, 모니터링 구성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업무와 별개로 개인적인 목표는 정보보안기사와 AWS SAP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입니다. 이제 입사 3개월 차라 경력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이르지만, 하루빨리 더 넓은 영역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목표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걸 경험하면서 예외 상황은 없는지, 왜 이렇게 했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합니다.
두서없이 최근 제 근황을 적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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